꿈 없는 비전공자, 개발의 길을 걷기 시작하다?
고등학교 때 나는 평범한 성실한 학생이었다.
그리고 평범한 학생답게 꿈이 없었다.
공부는 그래도 잘 해서 대학도 잘 갔다.
대학에 가서는 열심히 놀았다.
학점도 그닥인데 눈은 높았어서,
나름 취준은 했지만 한 20개 기업에 모두 떨어졌다.
그리고 SSAFY(코딩 부트캠프)에 운 좋게 합격했다.
뜬금 없이 왜 지원했는가?
특별한 이유는 없었다.
그냥 내 평생 직업으로 전공 관련 직업을 선택하고 싶지는 않았고,
그러던 차에 우연히 비전공자도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공고를 발견했고,
"내가 개발자가 된다면?"이라는 뜬금 없는 상상이 오히려 날 더 가슴뛰게 했기 때문이다.
그냥 그 뿐이다...
그리고 진짜 내가 가슴이 뛰었으니까, 그 마음이 전달돼서 합격한 게 아닐까 싶다.
개발이 하고싶어졌다.
비전공반으로 입과를 했다.
정말 열심히 했다.
9 to 6 과정 듣고, 밥먹고 또 공부했다.
그러다보니, 첫 달에 시험을 잘봐서, 전공자반으로 월반 제의를 받았다.
그래서 면접을 보고 합격해서, 전공자반으로 옮겼다.
뒤쳐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했다. 참 열심히 했지~
모르는 키워드가 나오면 메모장에 다 기록해뒀다가,
수업이 끝나면 검색하고 공부했다.
(전공자들과 얘기할 때 나만 모르는 단어가 나오는 게 부끄러웠다.)
근데 전공자라고 사실 특별한 건 없는 것 같았다.
그들의 4년을 무시할 순 없지만,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진짜 별 차이 없다.
오히려 나는 객관적이지 않은 열등감으로 더 열심히 한 바람에
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? (일정 부분만ㅎ)
몇 개월 과정을 진행하다보니,
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
무엇보다, 비전공자인 나도 할 수 있잖아? 라는 자신감 때문이었다.
그래도 비전공자니까, 남들은 4년 공부를 했으니까,
나는 1년이라도 미친듯이 해보자. 라고 생각해서,
남들은 부트캠프와 취준을 병행해도,
나는 눈 질끈 감고 공부만 했다.
취업을 해보자
수료했다.
1년 열심히 했으니까, 이젠 취업의 문을 두드려보자.
막상 면접볼 생각을 하니 당연히 자신이 없었다.
그래도 남들도 나랑 비슷하겠거니~ 하고 무작정 원서를 막 썼다.
근데 나 나름 잘 살았는지, 서너개월만에 여러 군데 붙었다.
나름 대기업? SI 회사도 붙었는데, 연봉은 좀 괜찮았는데, 백엔드만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.
그리고 SI 회사에서 내가 기술적 성장을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치를 잘 쌓을 수 있을까? 잘 모르겠다.
내가 선택한 회사는, 연봉은 쪼끔 덜하지만, 백엔드 직무로 뽑혔다.
규모도 엄청 크진 않아서, 젊었을 때 쫌 더 구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. (그리고 그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...ㅎㅎ)
온몸 비틀기 ON
레거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팀에 백엔드로 입사했다.
몇 달 일하지도 않았는데, 너무 큰 임무를 나 혼자 책임지게 됐다.
그냥 죽어라고 야근했다.
누구보다 일찍 출근해서 누구보다 늦게 퇴근하고, 어떨 땐 주말에도 일 했다.
근데 나는 그런거 잘한다.
지겨운거 계속 오래하기, 하고 싶은거 참기, 내 주특기다. (근데 그걸 거진 1년째 하는 중)
실수도 많이 하고, 마감 기한도 못지켜서 싹싹 빌고, 그랬지만...
주니어니까 많이 봐줬다.ㅎ
그리고 야근 쥰나게 해서 그래도 완성은 했잖아? 라면서 많이 인정받았다.
나란 인간, 포괄임금제 회사에서 주 70시간 넘게 일하면서도
칭찬 한 마디면 기분이 좋아지는,
한국 사회에 참 적합한 가성비 호구인재구나. 라고 성찰하게 됐다.
근데 내가 느낀 게 있다.
그런 호구같은 놈이 결국은 이기는 것 같다.
나 이겨냈다!
잘은 모르겠지만, 1년 일한 사람 중에 나같이 경험치 버스트 이벤트 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?
(Just like 나혼자만 레벨업)
앞으로의 생존전략
나는 버티기, 참기는 잘하지만,
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가 좀 약했다.
그래서 최근에는... 좀 도전하고 있다.
인프라 쪽도 좀 공부하려고 사내 스터디도 참여하고,
비싼 돈 주고 어려운 과정도 좀 참여해보고있다. (아직 과정 시작 안 함)
진짜 큰일이다.
도전까지 잘하면
내 커리어 어디까지올라가는거예요? (경상도 사투리로)
나도 내가 두렵다.
"가보자, 저 너머로."
'코딩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도와줄 사람... 백준 1270... (0) | 2022.01.25 |
---|